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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L의 시각

NPL을 아는 사람은 부동산을 다르게 봅니다

지평엔피엘자산대부 · GEEPYUNG NPL 칼럼

같은 아파트 앞에 두 사람이 서 있습니다. 한 사람은 남향인지, 몇 층인지, 역까지 몇 분인지를 봅니다. 다른 한 사람은 스마트폰으로 등기부등본을 열어 을구의 근저당권 설정액과 설정 날짜를 확인합니다. 두 사람 모두 "이 집이 얼마짜리인가"를 알고 싶은 것인데, 보는 곳이 다릅니다.

NPL을 모르고 사는 사람은 건물을 봅니다.
NPL을 알고 사는 사람은 등기부를 봅니다.

부동산에는 시장이 세 개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아는 시장은 하나입니다.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호가가 붙어 있는 시세 시장이지요. 조금 더 아는 사람은 두 번째 시장을 압니다. 법원에서 감정가의 70~80%선에 낙찰되곤 하는 경매 시장입니다.

그런데 경매보다 앞선 단계에 세 번째 시장이 있습니다. 채무자가 대출을 연체하면 금융기관의 대출채권이 부실채권(NPL)이 되고, 이 채권 자체가 거래되는 채권 시장입니다. 경매가 시작되기도 전에, 그 부동산에 걸린 권리가 먼저 주인을 바꾸는 것이지요. 같은 부동산의 가치가 세 시장에서 각각 다른 방식으로 매겨집니다.

모르는 사람은 호가를 묻고, 아는 사람은 배당표를 그립니다

시세 시장에서 가격은 "옆집이 얼마에 팔렸는가"로 정해집니다. 하지만 채권 시장에서 가격은 전혀 다른 계산에서 나옵니다. 이 물건이 경매에 가면 얼마에 낙찰될 것인가(지역별 매각율 통계), 낙찰대금에서 누가 먼저 배당을 받는가(당해세·임금채권·선순위 임차인), 그 순서를 다 거친 뒤 내 채권까지 돌아오는 돈이 얼마인가 — 이것을 종이에 그려보는 것이 배당표 분석입니다.

배당표를 그릴 줄 알면 급매가 왜 나오는지도 보입니다. 등기부에 연체를 암시하는 흔적 — 가압류, 임의경매개시결정 — 이 쌓인 물건의 소유자는 시간이 없는 사람입니다. 누군가는 급매를 기다리지만, 누군가는 급매가 나오는 이유를 먼저 읽습니다.

아는 눈은 위험도 다르게 봅니다

이 시각의 진짜 가치는 "싸게 사는 법"이 아니라 "잘못 사지 않는 법"에 있습니다. 시세만 보고 경매에 뛰어든 사람은 대항력 있는 임차인의 보증금을 떠안고, 유치권 신고가 붙은 물건에서 발이 묶입니다. 등기부와 배당 순서를 읽을 줄 아는 사람은 그 물건을 애초에 피하거나, 위험의 크기를 계산한 가격으로만 접근합니다.

저희가 채권을 인수하기 전에 등기부 갑구·을구, 임차관계, 조세채권까지 전부 분석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부동산의 가치는 벽돌이 아니라 권리관계 위에 서 있기 때문입니다.

정리하며

부동산의 가격표는 하나가 아닙니다. 건물을 보는 눈은 누구나 갖고 있지만, 등기부를 보는 눈은 배워야 생깁니다. 이 칼럼 시리즈가 그 두 번째 눈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앞선 글들 — NPL이란 무엇인가, 경매 배당의 순서, 유치권 물건 — 을 함께 읽으시면 오늘 글의 그림이 완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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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이해를 돕기 위한 정보성 콘텐츠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나 특정 투자의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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